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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ODY.NOTE_STUDY

3월의 주절거림

CHO'S MELODY 2024. 4. 1. 18:30

3월의 마지막 주말

오랜만에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났다.

 

그들은 내가 20대였던 시절부터 함께 교회에서 먹고 자고 했던 친구들이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질투도 경쟁심도 없고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어떤 이야기든 나누어도 부끄러울 것이 없었다.

 

그렇게 밀려있던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친구가 몸이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전부터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어느날 횡단보도에 서있기만 했는데도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 방문한 병원에서

이것저것 검사를 해보았더니 갑상선 기능 항진증인 것 같다고 관련 병원을 찾아갈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한 친구는 약속된 시간보다 2시간을 늦었지만 그것은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되려 이야기를 듣는 와중에 도착해서 어렵게 시작한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진 않을까 걱정이 됐을 뿐)

 

그렇게 갑상선 관련 병원을 찾아가 초음파로 확인을 했더니

초음파로 확인한 부위의 모양이 썩 좋지 않고

이 모양대로라면 '암'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결국 암을 확인했다고 한다.

 

갑상선암은 보험도 적용이 안된다고 한다.

너무 흔한 암이라면서...

'암'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큰 공포를 주고

삶에서는 절대 겪고 싶지 않은 병인데

 

그런 병을 가지고 있다며 담담히 고백하던 친구의 이야기를

최대한 담담히 들으려고 노력했다. 나름의 배려였다.

 

그런데 그 친구는 불평불만을 쏟아내기보다는

오히려 '감사'하더라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듣는 모두가 눈물을 참았다.)

 

친구는 나보다 더 일찍 결혼을 했고 나보다 더 일찍 자녀를 계획했다.

자연임신이 어려워 시험관 시술을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10차까지 모두 실패했다며

그동안은 주변사람들이 아이를 갖는 것에 진심으로 축하를 할 수 없었으며

고딩엄빠를 보면 너무 짜증이나서 채널을 돌려버렸다고 말했다.

 

본인은 정말로 좋은 아빠가 되어줄 자신이 있는데

왜 나는 남들 다 가지는 자녀를 가질 수 없는 걸까

절망하고 있던 와중에 암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계기가 그를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회개하고 감사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나도 신앙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작년에는

교회에서 순 배정을 받아 순모임을 시작했고

직장에서도 큐티모임을 시작했고,

올해는

2월부터 양육 교육을 받고 있다.

딱히 엄청나게 힘든 일이 있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았을때 나에게 필요한 것이 '지혜'라고 생각했고

문제가 생겼을때 남을 탓하는 마음보다는 나에게 있는 원인을 찾아서 고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였다.

그래서 작년 한해 나에게 가장 큰 키워드는 '자기부인'이었다.

 

 

 

얼마전에 큐티를 하면서 나눈 내용중에 내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왜 바닥 끝까지 떨어졌을때 하나님을 찾게 될까? 기쁨이 넘칠때 하나님을 만날 수는 없을까?

나는 내 배우자가 힘들때보다는 기쁠때 하나님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라고 말했던 것 같다.

 

지금와서 나의 그때 생각을 다시 되돌아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기쁨은 온전히 내것이라 생각하는 마음'

기쁜일은 내가 잘해서 생겼다고 생각하는 나의 자만 때문에 하나님을 찾지 않고

철저히 바닥까지 낮아졌을때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구나라는 것을 느끼며

하나님을 찾게 하시는것이 아닐까.

 

결혼 전부터 결혼생활에 관한 책을 읽으며

이상적인 결혼 생활을 하려 노력해왔는데

지금 와서 보면 책을 읽기만 했을 뿐 실제 행동한 건 없지 않았나 싶다.

 

존중, 배려가 이렇게 힘든 것인지 결혼 전에는 알 수가 없었다.

 

자녀를 계획하고 노력했던 지난 1년동안

지독하리만큼 많이 싸웠다. 그 시간이 헛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하는 생각은 해본다.

 

서로 지기 싫어서 밤을 새워가며 해가뜨는 것을 보면서 싸워댔던 지난 날들을 사실 기억하고 싶지 않다.

힘들었다. 배우자를 너무 사랑하지만 우리 둘 바깥의 문제에 대해서 씨름했던 그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지난 1년간의 실패와 좌절을 통해서 많은 깨달음이 있었고

그 시간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것은 나의 배우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와 배우자의 합작품이자

진정한 사랑의 결정체이자

결실의 표증인 열매와 같은 자녀가

 

과연 이렇게 동떨어져있는 부부관계 속에서 생길 수 있을까?

 

시험관 1차 시도를 하고 있고 동결까지 마쳐 이식만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나와 내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장애물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 부부에게 필요한 마음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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